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일 한국전력공사에 대해 정부의 원자력 발전 규제 강화로 신용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대중적 우려가 심화하고 있으며 재난 발생 위험과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에너지원의 발전 비중을 늘리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고려할 때 한국전력과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규제 강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마이크 강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원자력 발전에 대한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향후 12~18개월간 한국전력의 원전 설비 가동률이 큰 폭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 원가 증가를 보상하기 위한 전기요금 조정이 지연되는 점을 고려할 때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발전원의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전력의 비용구조가 약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무디스는 강화된 안전기준에 따라 원자로 정비 작업이 더 신중하게 이뤄지고 그 결과 정비 작업 및 재가동 승인에 소요되는 시간이 보다 길어지면서 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설비의 평균 가동률이 낮아지고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원자로 가동과 관련한 리스크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발전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LNG 발전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전기요금 인상이 시의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전력의 비용 증가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디스는 "그러나 한국 경제에서 원자력 발전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자력 발전 비중을 축소한다는 정부의 계획이 원자로를 조기 폐쇄한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향후 4~5년간 원자로의 자산가치 손상 위험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다만 원자로의 설계수명 연장이 승인되지 않고 연료비 증가분의 요금 체계 반영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수원 주력 원자로의 설계수명이 끝나기 시작하는 2025년부터 신용도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