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빗썸 가치, 미국 경쟁사 10분의 1 불과한 이유는?

입력 2018-11-0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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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규제 리스크에 제 가치 인정 못 받아…최근 변화 조짐에 디스카운트 해소 낙관적”

▲서울 중구에 있는 빗썸 영업점 앞에 가상통화 전광판이 놓여져 있다. 뉴시스
가상화폐 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전문매체 CCN은 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소재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현재 가치가 80억 달러(약 8조9656억 원)에 달하지만 한국 빗썸은 코인베이스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CCN은 빗썸의 가상화폐 거래량은 코인베이스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기업 가치는 정반대인 현상에 사람들이 의아함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빗썸의 최근 30일간 가상화폐 거래량은 158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코인베이스는 거래량이 320만 달러로, 빗썸의 5분의 1 수준이다. 가상화폐 전문 리서치 업체 코인힐스는 작년 12월 기준 빗썸은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 점유율이 10~25%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사용자 수가 기업 가치 차이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코인베이스 사용자 수는 2000만 명이지만 빗썸은 500만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거래량에서 빗썸이 코인베이스를 압도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빗썸 사용자가 훨씬 활발하게 거래하고 이에 따라 빗썸이 더 많은 거래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빗썸은 지난 2014년 웹 기반의 실시간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고 2017년 9월부터는 모바일 거래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울러 핀테크 송금과 결제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에 CCN은 빗썸과 코인베이스의 가치 차이를 가져 온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정부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빗썸 사용자 대부분은 한국인이나 코인베이스의 가장 큰 고객군은 미국이다.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엇갈리는 행보가 빗썸 디스카운트를 불러 일으켰다고 CCN은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모든 형태의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했다. 일본과 싱가포르, 스위스, 몰타 등 가상화폐에 진일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업 관련 규제 체제를 명확히 정립하는 데 실패했다. 이로 인해 많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CCN은 꼬집었다.

세계 다른 나라에서 일자리와 그밖의 기회를 많이 창출하는 우버도 한국에서 서비스가 금지돼 있다. 다만 한국 정부와 의회에서 최근 전환적인 움직임이 보인다.

가상화폐를 놓고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CCN은 전했다. 한국은 세계 3대 가상화폐 시장으로 부상했다. 샐러리맨 3명 중 1명 꼴로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 지사는 제주도를 가상화폐 허브로 육성하고자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크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CCN은 장기적으로 빗썸 등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빗썸과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위와 같은 이유로 좁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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