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광역시 시민들은 얼굴을 맞대면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아파트 가격 이야기 나누는 것이 일상처럼 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데 반해 광주는 독보적이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광주 최고의 부촌으로 꼽히는 봉선동의 쌍용스윗닷홈 140㎡의 경우 6월만 해도 9억 원에 거래되던 것이 8월에는 11억9500만 원까지 치솟았다.
또한 169㎡의 경우 4월에 9억7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9월에는 15억25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서구 화정동 힐스테이트1단지의 경우도 84㎡가 7월에는 4억1000만 원~4억6000만 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한달 만인 8월에는 6억 원까지 거래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가격상승은 다른 지역 광역시와 비교할 때 확연히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울산은 -8.77%, 부산은 -3.38%를 비롯해 다른 광역시들은 올해 부동산 한파로 미분양 등의 몸살을 앓았다. 광주는 6대 광역시 중에서도 올해 아파트 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광주의 주택매매가격변동률 누계(1월~10월 22일)는 3.60%로 1위인 서울(7.19%)에 이어 2번째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수성구를 낀 대구(2.63%)보다도 높다.
이같은 광주의 부동산 급등은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광주는 대표적인 저평가 지역 중 하나다. 올해 9월 현재 광주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억7827만 원으로 지난해 9월 1억6149만 원보다 1678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수완지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광주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보상심리도 상승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급등세라고 하지만 이제 다른 광역시 수준이 됐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분양 시장도 활기를 띄었다. 다른 지역들의 경우 4·5월 북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등 대형이벤트와 정부의 '무등록 분양대행업체의 분양 대행 업무 금지' 등으로 예정됐던 분양물량 중 상당수가 연기되거나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의 경우 1~9월 광주지역 분양예정물량은 3473가구, 분양실적은 5160가구로 분양예정물량대비 분양실적은 계획대비 67% 증가했다.
성적도 좋다. 지난 달 분양한 광주 동구 광주계림3차 두산위브는 367가구 모집에 3만4554명이 몰리면서 94.1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운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두산 위브의 경우 광주에서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가 아님에도 최근 급등세에 편승해 경쟁률이 폭발해 지역 중개업소들도 놀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동산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몰렸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3대 부동산 규제 지역'에 광주는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부동산 스타 강사 등 일부 투기 세력의 가세 등도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광주 지역의 급등세가 이상 증상이 아니라는 분석도 많다. 우리나라 특유의 새집 선호 현상과 함께 그 동안 주택공급이 부족했던 것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114에 따르면 2017~2019년 광주의 연 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예측 수요인 1만2000가구를 밑도는 1만598가구로, 지난 10년(2007~2016년) 대비 3%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이 5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지역 부동산업계는 투기세력이나 규제 사각지대만으로는 현재 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고, 꾸준한 거래와 실수요가 높은 가격대를 떠받든다고 풀이했다.
봉선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조만간 급등세가 멈추고 일정시간 조정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더 오르지는 않겠지만 떨어질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