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프로필렌옥사이드(PO)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27년 간 이어져 온 SKC의 독점적 지위가 깨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4조7890억 원을 투입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의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 과정에서 생산된 PO를 일부 고객사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PO는 자동차 내장재, 냉장고 단열재, 전자제품, 냉장고 단열재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기초 연료다. 그간 이 시장은 SKC가 지배해왔다. 1991년 생산 설비를 갖춘 이후 국내 유일의 PO 생산업체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할 경우 경쟁 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국내 PO 수요는 약 50만 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SKC는 연간 30만 톤을 생산해 공급했다. 남는 수요는 해외에서 조달해왔다.
에쓰오일은 올해 안에 새로 구축한 ODC 설비의 상업 가동에 돌입, 연간 30만 톤의 PO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에쓰오일의 생산이 본격화 될 경우 양사의 생산량은 수요보다 10만 톤가량 많아지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 향후 양사 간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SKC는 에쓰오일의 국내 경쟁사의 PO 시장 진입과 관련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50만 톤 수준인 PO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SKC 관계자는 “얼마 전 PO를 원료로 투입하는 프로필렌글리콘(PG)을 증설했으며, 전방 산업인 폴리우레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과잉보다는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C는 PO를 원료로 하는 다운스트림 제품인 고부가 PG 공급량을 늘려나감으로써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 화장품에 들어가는 고부가 PG 제품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너도나도 화학 업종으로 다각화하면서 기존 화학업체와의 경쟁은 더 가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변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