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더라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한 상장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연결 순이익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코스피 32곳, 코스닥 99곳 등 총 131곳이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도 이들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상승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 중 16일 종가가 지난해 말 대비 상승한 곳은 56곳(42.7%)에 불과했다. 74곳(56.5%)은 하락했고, 1곳(0.8%)은 같았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흑자전환사 32곳 중 21곳(65.6%)의 주가가 하락한 반면, 상승한 곳은 10곳(31.3%)에 그쳤다. 코스닥의 경우 흑자전환사 99곳 중 53곳(53.5%)의 주가가 하락했고 46곳(46.5%)은 올랐다.
양 시장을 통틀어 해당 기간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인스코비(279.56%)다. 이외에 △에이치엘비생명과학(155.19%) △삼원테크(154.38%) △메가스터디교육(151.23%) △좋은사람들(130.00%) △대양제지(124.21%) △CSA 코스믹(120.61%) 순으로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에이프로젠 H&G(-64.04%)로 집계됐다. △테고사이언스(-46.05%) △제이엠티(-45.30%) △영신금속(-43.88%) △에너전트(-38.58%) △서연이화(-38.51%) △아이씨케이(-37.87%)의 주가도 하락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시장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개별기업의 실적 호조가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 분위기를 이기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코스피 및 코스닥지수는 16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9.19%, 4.66% 하락한 상태다.
하반기에 대한 부정적 경기 전망이 상반기 호실적을 상쇄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터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에 대한 금융 위기 전망과 맞물려 국내 경기 고점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국내 기업 실적의 부정적인 평가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상반기 흑자전환에 대한 컨센서스(추정치)가 지난해 말 이미 선반영됐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반기 흑자전환 신호는 지난해 말 시장에 일정 수준 감지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도 흑자전환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적극적으로 시장에 알리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