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우리 기업들의 혁신 속도 가속화할 조세환경 필요"

입력 2018-07-02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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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가 기업의 혁신활동을 도와달라며 조세환경 개선과제를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1일 대한상의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혁신역량을 강화해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조세환경이 필요하다”며 ‘2018년 기업 조세환경 개선과제 건의문’을 정부·국회에 제출했다.

대한상의는 매년 정부와 국회의 세법개정에 앞서 기업의견을 수렴해 건의해오고 있다. 올해는 △서비스업 R&D 투자 확대 △신성장산업 지원강화 등을 위한 101개 과제를 담았다.

건의서는 먼저 서비스 R&D를 활성화하기 위한 세제지원을 요청했다. 건의서는 “정부가 서비스 R&D 세제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나, 여전히 R&D 세액공제 대상이 제조업 중심”이라며 “서비스업의 R&D 비용은 세제지원을 받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인문계 연구인력 인건비를 들었다.

자연과학, 공학 등 자연계분야 연구원이 대다수를 이루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많은 수의 인문계열 연구원을 필요로 한다. 특히 신산업 분야는 융복합이 중요해짐에 따라 기업들도 자연계ㆍ인문계 구분 없이 다양한 연구개발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자연계 분야 학위 소지자의 인건비만 세액공제 대상 연구개발인력 인건비로 인정하기 때문에 인문계 연구원의 인건비는 R&D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대한상의는 “가령 AI 연구개발의 경우, 사용자의 언어 인식 및 심리 예측이 중요하기 때문에 언어학자와 심리학자가 필수”라며, “서비스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자연계·인문계 구분 없이 연구개발인력 인건비를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산업 등 고위험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이월결손금의 공제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건의도 있었다.

결손금이란 각 사업연도의 손금이 익금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 금액, 즉 손실을 의미한다. 이월결손금 제도는 법인세 부과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사업연도의 소득에서 이전에 발생한 결손금을 공제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결손금은 10년간만 이월이 가능하며, 공제한도는 소득의 70%에 그친다. 반면, 선진국은 결손금 공제한도는 존재하지만 공제기간에 제한이 없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경우 공제기간을 두고 있지 않으며, 미국도 기존 20년이던 공제기간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대한상의는 “결손금 제도를 좁게 운용하면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경영 환경이 어려워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공제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해줄 것”을 건의했다.

신성장기술 사업화 투자세제지원제도의 공제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건의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신성장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액의 5~10%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매출액 대비 전체 R&D 비중이 5% 이상이어야 하고, 전체 R&D 대비 신성장 R&D 비중이 10%로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 2년간 상시 근로자 수가 줄어들지 않아야하는 등 공제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

정부도 이러한 애로를 받아들여, 지난 5월 ‘현장밀착형 혁신성장 지원방안’을 통해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건의서는 “기업들이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 투자세액공제 제도가 생긴 후 신산업 사업화 시설에 투자하려 하나, 공제기준이 현실에 비해 높게 설정된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기업현장 애로 해소를 위해 공제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만큼, 조속한 입법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대한상의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 R&D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법상 일반 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기준 0~2%로, 2010년 이후 공제율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액 또한 2013년 기준 1조 9000억 원에서 2016년 기준 9000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와 달리 선진국들은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으로 세제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구비의 최대 10%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일본도 2016년 R&D 세제지원 제도를 개편해, 기존 최대 10%였던 공제율을 최대 14%로 확대했다. 프랑스는 R&D 비용에 대해 연간 1억 유로까지는 30%, 1억 유로 초과분에 대해서는 5%의 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R&D 세제지원은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신성장분야 R&D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예측하기 어려우며, 현재 각광받는 기술이 아니더라도 미래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기술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 일반 R&D에 대한 세제지원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투자활력 제고를 위해 일반 R&D 세액공제율을 당기 발생액 기준 3~6%, 증가액 기준 40%로 상향조정 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혁신 속도가 점점 빨라짐에 따라 기업들의 역량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조세환경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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