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훼손, 발행금리 왜곡”…금감원 ‘신종 등급쇼핑’ 뿌리 뽑는다

입력 2018-05-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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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신용등급 통보後 계약 해지 제한…증권신고서에 체결·철회 내역 기재해야

계약 해지를 악용해 우수한 신용등급만 골라내 확정·공시하는 신종 ‘등급 쇼핑’ 관행에 철퇴가 가해진다.

8일 금융감독원은 일부 증권 발행사의 경우 다수의 신용평가사와 평가계약을 체결한 후 불리한 평가를 한 신용평가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거나 신용등급을 공시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관행이 있다면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신용평가계약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등급 쇼핑’으로 불리는 이런 행위는 신용등급이 외부에 공시되기 전에 평가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일례로 증권 발행사인 A사가 3곳의 신평사와 신용평가계약을 체결한 뒤, 높은 평가만 확정·공시하고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 곳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이는 평가계약 체결 후 계약 해지나 미공시 전환, 신용등급 철회 등을 통해 신용등급을 높이는 신종 수법이다. 평가계약 체결 전 좋은 신용등급을 선택하던 종전의 ‘등급 쇼핑’과 구분된다.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위한 별도의 방지장치가 부재하다는 점을 틈타 신종 수법이 기승을 부린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신평사가 계약 해지 문제를 걱정해 발행 증권에 대해 독립적으로 정확한 평가의견을 부여하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발행회사의 의사에 따라 신용등급 공시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회사채 발행금리 산정과정이 왜곡될 우려도 있다. 채권의 발행금리는 가장 낮은 신용등급에 대한 채권평가사들의 평균금리를 감안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후 금감원은 유사한 형태의 ‘등급 쇼핑’을 차단하기 위해 증권 발행회사가 평가등급을 통보받은 후에는 계약을 철회하거나 신용등급을 미공시로 전환할 수 없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아울러 발행회사가 증권신고서에 평가계약 체결·철회 내역 등을 상세히 기재하도록 해 시장 규율을 유도하고 등급쇼핑의 유인을 차단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평가 계약 취소·철회, 평가등급 공시·미공시 전환 내역을 정기적으로 받아 새로운 유형 등급 쇼핑 여부를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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