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미 서브프라임 사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끝없는 추락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과 디커플링 될 것이라 믿었던 신흥시장 역시 급격한 조정에 시달려야 했고,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다수 투자하고 있는 중국 시장 역시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등으로 조정세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투자자들의 엄청난 기대를 안고 출발한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 역시 연초 이후 20% 넘는 손실을 기록중이다.
현재 국내에는 중국펀드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중동아프리카 펀드, 러브펀드(러시아,브라질), EMEA(동유럽, 중동, 아프리카)펀드, 프런티어 마켓펀드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펀드들이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양에 비해 그 성과는 아직 미비하며, 앞으로도 그 성공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런 다양한 해외펀드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그 장기 성장성을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브라질펀드, 틈새시장 뛰어넘어 수익률로 우뚝 설까?
향후 1~2년 전망 해외펀드 선택...그래도 브라질펀드는 필수로
지난해 중국과 인도 등에 투자하는 친디아, 중국 관련 펀드의 몰락과 함께 중동, 중남미, 러브, EMEA 등 숱한 펀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중남미 지역에서 성장성이 가장 주목되는 국가로 브라질이 떠오르며 브라질펀드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돼, 원자재 급등과 함께 변화하는 브라질의 성장 기대감에 설정 초기 당시 수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미국과 지리적으로도 근접한 브라질은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질 못했고,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의 진정세 속에서 향후 수익에 대한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1~2년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해외펀드를 선택하라면 브라질펀드는 필수로 선택할 것을 주문했다.
실례로 국내에 출시돼 운용되고 있는 브라질펀드는 해외 주식형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과 비교하면 선방을 하고 있다.
펀드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13개 브라질펀드(주식형)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해외주식형 펀드 유형중 기초소재섹터와 원자재섹터, 남미신흥국주식 유형에 이어 연초대비 -3.90%의 수익률로 비교적 적은 손실폭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주식형이 -24.01%, 인도주식 -21.26%, 일본주식 -15.37%, 동남아주식 -12.00% 등과 비교를 해봐도 손실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을 반영키라도 하듯 주식관련 해외펀드 설정액이 순감소로 전환됐지만, 전월에 이어 브라질, 러시아, 중동아프리카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끊임없이 이어져 확대되고 있다.
한편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말하는 브라질펀드의 향후 전망도 그리 어둡지 만은 않다.
올 1분기 급등했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어느 정도 진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수요우위의 현상은 여전하고 브라질 자체의 체질적인 개선도 여전히 진행중이라 향후 수익률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평가다.
서기원 산은자산운용 글로벌투자본부장은 "브라질의 펀더멘털은 대외, 대내적으로 상황이 모두 좋다"며 "브라질의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부 타겟이 4.5%로 전세계 곡물가가 오르면서 음식료값 상승으로 정부 타겟을 위협하고 있지만 현재 목표치 수준으로 인플레가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원자재 가격이 최근 주춤했지만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고, 올 연초부터 각국의 수입처에서 철강 가격을 인상해 브라질 기업들의 어닝도 전망이 좋을 것"이라며 "외환보유고 역시 지난해 중반 이후 2.5배(1910억달러) 늘어 10대 외환보유고에 진입, 브라질의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비록 미국하고의 교역 비중이 20% 미만으로 크지 않지만, 지리적 위치가 근접한 만큼 미국시장의 영향을 여전히 많이 받고 있어 단기적인 변동성 자체는 크다고 봐야 한다"며 "그래도 향후 1~2년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할 수 있는 해외시장이 어디냐 물으면 브라질은 필수로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장은 "원자재가격이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요 우위가 무너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안좋았던 만성 적자 구조에도 변화가 있고, 브라질 경제의 체질 개선이 부분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하지만 다른 시장들이 많이 빠질 때 적게 하락해 가령, 다른 시장들의 상황이 좋아질 때 반등폭이 적을 수는 있다"며 "브라질은 이머징과 원자재 테마에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관련 펀드가 있다면 중복되지 않게 분산시켜 그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펀드의 적정한 투자시기와 관련해 서 본부장은 "속된 말로 남들이 괴로워할 때 들어가는게 가장 좋다"며 "지금 현재의 타이밍이 어렵다면 적절하게 분할해서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 역시 "국내펀드의 경우 기술적 분석을 통해 타이밍을 잡고 단기 수익률도 낼 수 있지만, 해외펀드는 최소한 1년 정도 투자할 생각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타 섹터펀드와의 중복 문제만 고려한다면 브라질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고, 적립식이 아니라면 거치식이라도 분기별로 나눠서 분할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