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토계수당 도로 연장은 1.48로 OECD 국가 평균인 4.15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3.64, 일본은 5.79로 집계됐다.
국토계수는 국토 면적과 인구 수를 곱한 루트 값이다. 도로를 일렬로 늘어놓고 잰 총 길이(연장)에 국토계수를 나누면 ‘국토계수당 도로 연장’이 나온다. 이는 인구 밀도를 고려해 국가 간 도로 보급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인구 밀도를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도로뿐 아니라 철도도 보급 수준이 낮은 편으로 분석됐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국토계수당 철도 연장은 0.05로 선진국 평균인 0.1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미국은 0.13, 일본은 0.09를 기록했다.
물류량을 놓고 볼 때도 우리나라 도로와 철도 보급량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우리나라와 벤치마킹할 만한 주요 선진국 7개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네덜란드·이탈리아·스페인)의 부하지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철도여객부하지수에서만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도로여객, 도로화물, 철도화물 등 모든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하지수는 수송 실적을 도로나 철도 연장으로 나눈 값으로 도로나 철도가 얼마나 혼잡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우리나라 인프라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보는 인식에 비해 실제 효용은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일반 시민의 인프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인프라 투자가 지역 경쟁력에 미치는 중요성 인식은 매우 높게 나왔으나 주민이 체감하는 만족도와 안전도는 저조했다.
이에 성과·성능 기준으로 인프라 수준을 판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수진 건산연 연구위원은 “싱가포르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자 10명 중 8명이 10분 이내 역에 접근, 20km 미만 거리는 대중교통 이용 시 85%가 한 시간 내 도착, 혼잡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률 75% 등을 성과 목표로 정한다”며 “외형적인 양에 근거한 인프라 스톡의 적정성 판단 기준을 성과와 성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