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마존에서는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듯, 최고의 자본시장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영채(54·사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가 6일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다. 보수적인 농협금융 내에서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배경에는 IB부분의 높은 성과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IB 대부’로 손꼽히는 정 대표가 회사를 이끌게 됨에 따라 NH투자증권의 초대형 IB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본시장의 최고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자금을 조달하고 싶은 기업이나, 좋은 상품에 투자하고 싶은 고객이나 기관투자자들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증권사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IB사업부에서 적용한 ‘톱티어(top-tier)’ 전략을 회사 전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정 대표는 그간 특정 분야에서 1등을 목표하지 않고 기업공개(IPO)에서부터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부동산금융, 사모투자(PE) 등 IB와 관련된 전 분야에서 고루 상위권에 들자는 전략으로 2005년 업계 7~8위권이었던 IB사업부를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이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정 대표에 대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을 한국 자본시장의 글로벌 IB로 키워낼 인물로 판단했다”라고 평가했다. 증권업 사업모델이 과거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본 활용형 IB 비즈니스로 옮겨가는 현 상황을 이끌 최적의 인사라는 것.
정 대표는 초대형 IB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했지만, 초대형 IB로서의 다른 사업들은 잘 진행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기업금융부장과 IB 담당 임원을 거쳤다. 2005년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 14년 연속 IB사업부 대표를 맡아왔다. NH투자증권은 이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 임명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