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연일 하락세를 보였던 반도체 대형주가 반등의 기지개를 폈다. 견고한 반도체산업 환경과 낙관적인 기업 실적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이 돌아온 것이 컷다. 한 때 240만 원대가 붕괴됐던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다시 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8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56% 오른 24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2일 240만 원 아래로 추락했던 주가는 4거래일 만에 장중 253만 원까지 회복됐다.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의 주식을 1조 원 이상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최근 4일 연속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 투자자 역시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280억 원어치 사들였다.
SK하이닉스 역시 1.48% 오른 7만52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6거래일 만에 종가 7만5000원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3일 연속 770억 넘게 사들였고, 기관도 하루 만에 99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1ㆍ2위 기업이 동반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8포인트(0.02%) 오른 2515.81로 하루 만에 반등했다. 장중 지수는 16.65포인트(0.66%) 상승하면서 2532포인트를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상승은 반도체 업계의 트렌드 변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에는 머신러닝과 메모리 컴퓨팅 중심의 업황 호조가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글로벌 메모리 1ㆍ2위 업체인 양사의 실적 상승이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65조2185억 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21.68%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7조759억 원으로 11% 이상 오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16조 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글로벌 D램, 낸드(NAND) 수요 역시 전년 대비 각각 22%, 33%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모바일 D램의 성장이 전망된다. 반도체 장비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EUV(Extreme Ultraviolet) 노광 장비 양산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EUV 장비 제조사 ASML은 2017년 20대 수준의 장비를 생산했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고객사에 납품돼 올해부터 생산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50만 원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메모리 수급 호조에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D램 투자는 늘어나지만, 공정 전환 속도 둔화 및 AI(인공지능)에서의 탄탄한 수요로 연간 평균 D램 가격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10만 원으로 봤다. 도 연구원은 “메모리 중심 컴퓨팅과 머신러닝 등으로 발생하는 메모리 수요 증가에 수혜를 볼 것”이라며 “특히 최근 72단 3D낸드 양산에 성공하면서 개발력이 상승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