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막바지 분양까지 몰려 집값 하락·逆전세난 우려
내달 경기도에 3만 가구가 넘는 분양물량이 쏟아진다. 전국 입주물량의 절반 수준인 2만5000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미입주와 역전세난 등의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신규 아파트의 미분양 우려까지 커질 전망이다.
23일 부동산114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경기권에는 전국(5만2560가구)의 절반 수준인 2만4821가구의 입주물량이 나온다. 경기도에는 올 들어 11월까지 이미 10만4000여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졌다. 앞서 2014~2016년 3개년 입주물량의 평균치인 7만 가구를 압도하는 물량이다.
공급이 이처럼 늘면서 경기권의 전셋값 하락이 현실화됐다. 서울은 지난 한 주 전셋값이 0.1% 상승한 반면 지속적인 새 아파트 입주와 전세 수요 감소로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3%, 0.04% 하락했다. 시흥시가 0.34% 하락하며 가장 큰 내림세를 보였고, 동탄(-0.21%) △과천(-0.15%) △남양주(-0.08%) △일산(-0.07%) △파주운정(-0.05%) △중동(-0.03%) △평촌(-0.01%)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시흥은 월곶동 월곶1차 풍림아이원, 시흥배곧 호반베르디움 더프라임 등이 적게는 500만 원, 많게는 1500만 원까지 하락했다. 시흥과 화성의 경우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각각 0.15%. 0.06% 내려앉았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본격화되는 등 홀수해 전세대란 법칙이 사라진 셈이다.
경기도의 입주물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년 16만1500여 가구로 더 늘어난다. 당장 내년 1월에만 2018년 월별 입주물량 중 최고치인 2만652가구가 대기 중이어서 경기권 내 빈집 증가와 집값 하락 우려는 더 깊어질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남부권 등 대규모 입주물량이 이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급과잉에 분양시장 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는 내달 지역별 최고 물량인 3만3362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12월 전국 분양물량의 34%를 차지하는 양이다. 경기도의 미분양 가구수는 올 1월부터 8월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다가 9월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분양가 책정과 분양일정 등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내년 사업을 당겨서라도 올해 마무리 지으려는 건설사들이 많아 경기권 역시 분양예정 물량은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분양가가 수익을 결정하는 만큼 해당 지역의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등 다른 때보다 분양가 책정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