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대북 제재] “미국이냐 북한이냐, 양자택일해라” 트럼프, 고강도 대북 제재 발표…손뼉 마주친 韓美日+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성격의 고강도 대(對)북 제재를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북한과 혈맹관계였던 중국까지 북한의 자금줄을 끊는 데 동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자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새 대북 제재안을 공개하며 “치명적인 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의 돈줄을 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 기업, 개인 등에 제재를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면서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보조를 맞춰 기자회견을 가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 세계 금융기관을 향해 미국과 거래를 할지, 북한과 거래할지 양자택일을 하라고 강요했다.

그는 “외국 은행들은 미국과 북한 중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이번 새 대북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시간표에 맞춰 준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기업과 개인이 대상이며 특별히 중국에 초점을 맞춘 조처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새 제재를 발표하기 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자국 시중은행에 북한과의 신규 거래를 중단하라고 이미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18일 일선 은행들에 북한 고객에게 대출이나 금융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완벽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이런 인민은행의 조치를 언급하며 “이 소식을 접하게 돼 기쁘다. 매우 대담하고 예상치 못한 조치”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단계의 제재를 환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지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새 제재가 북한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대화가 아니라 압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매우 강력했다”며 “미국의 독자적 제재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aaaa3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