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중국시장 최대 라이벌은 ‘위챗’?…그 이유는

입력 2017-07-3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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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모바일 앱 사용시간의 약 35%를 위챗이 차지…아이폰과 중국 저가폰 차이 거의 없게 하고 있어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추이. 단위 %. 위에서부터 화웨이/오포/비보/아이폰/샤오미/삼성. 출처 월스트리트저널ㆍJL워런캐피털

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에 고전하고 있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최근 중국 판매가 감소세를 걷게 된 근본 원인에는 텐센트홀딩스의 모바일 메신저 앱 ‘위챗(WeChat)’의 폭발적인 인기가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상하이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왕팅팅은 지난해 아이폰5를 중국 화웨이의 P9플러스로 바꿨다. 그는 스마트폰에서 거의 대부분 위챗만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과 다른 스마트폰 사이에서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애플이 아이폰 10주년을 맞아 중국에서 판매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위챗은 월 사용자가 10억 명에 육박한다.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가 매월 모바일 앱에 쓰는 시간의 약 35%를 위챗이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챗으로 식당에서 결제하거나 택시를 부르고 게임을 하며 동영상을 즐기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거의 모든 일이 가능하다. 위챗은 올해 사용자들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앱을 쓸 수 있는 ‘미니 프로그램’이라는 기능도 제공했다. 사용자들이 앱을 기기에 내려받아 저장하지 않더라도 위챗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 소비자가 고가의 아이폰을 구매할 이유는 더욱 없어지게 됐다.

이에 회의적인 투자자들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위챗과 검색엔진 바이두,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온라인 장터와 알리페이 등 토종업체들이 구축한 앱 생태계 내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1000달러(약 112만 원)에 달하는 아이폰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리서치업체 JL워런캐피털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5년 정점이었을 때 15%에서 현재 1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애플 순위도 화웨이와 오포 비보에 이어 4위에 그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여전히 아이폰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충성도는 높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설문조사에서 74%의 중국 아이폰 사용자들이 다음 스마트폰 구입 시에도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오포와 비보는 그 비율이 각각 24%와 19%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아이폰은 중국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70%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의 부진은 애플의 중화권 매출이 계속 감소하는 이유라고 WSJ는 꼬집었다. 애플은 지난 3월 마감한 2017 회계연도 상반기에 중화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0% 감소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6.4%에서 감소폭이 커진 것이다. 또 중화권은 유일하게 애플 매출이 감소한 지역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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