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단이 밝힌, 文 대통령 방독·G20 정상회담 순방 뒷얘기

입력 2017-07-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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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 회담 분위기 메이커는 문 대통령의 역사 얘기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문화공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 나란히 앉아 시작 전 박수 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수행원단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독·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있었던 순방 뒷얘기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이 밝힌 순방 뒷이야기 주요 내용은 △문 대통령의 ‘신무기’ 역사 지식 △촛불의 힘 환대받은 문 대통령 △평창 홍보대사 김정숙 여사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정상회담 때 박수 친 사연 등이다.

먼저 문 대통령의 ‘신무기’ 역사 지식은 베를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할 때 나온 말이다. 당시 회담 분위기는 수행원단이 예상했던 대로 팽팽했다고 한다. 이런 경색된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15분간 계속된 후에야 문 대통령이 말할 차례가 왔다고 한다. 이때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반도가 사이가 좋을 때 양측이 모두 상생 발전했다”며 통일신라와 당, 고려와 송, 세종 초기 조선과 명을 거론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시 주석은 이후 팽팽했던 긴장감이 풀리면서 우리 정부 이야기가 더욱 호소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 수행원들의 설명이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각종 의제가 담긴 거의 책 한 권에 육박하는 수첩을 가져와 20분간 얘기했다고 한다. 당시 수행원들은 푸틴 대통령이 내놓은 의제를 하나씩 대응하다 보면 ‘이러다 러시아 말만 듣다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 차례에서 “여기 우리 경제부총리와 경제 보좌관이 와 계시니 실무적으로 이야기를 하죠”라고 한 번에 정리하고 북핵문제 등 우리 측이 준비한 내용을 푸틴 대통령과 논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촛불의 힘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들은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민주적 정권이라는데 큰 의미를 두고 문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는 후문이다.

정상회담 때마다 각 정상은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새 정부의 민주적 정당성을 공감하며 문 대통령을 대우했다고 한다. 실제 G20 각국 정상들은 정치혁명으로 데뷔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문 대통령에게 관심을 많이 뒀다고 수행단은 전했다. 실제 메르켈 총리는 의장국 정상으로서 리트리트 세션에서 논의됐던 북 미사일 발언을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개했다. 또 메르켈 총리는 문화공연 관람에서도 로열석에 미국·러시아·프랑스·한국 대통령 내외를 초청해 앉게 했다. 특히 G20 정상 대부분이 문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요청했을 정도로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문 대통령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있었다고 한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대한민국과 문 대통령이 각광을 받는 가장 큰 계기는 아무래도 촛불 혁명인 듯”이라며, “서구사회에서 평화적 혁명과 민주주의 가치 등을 중시해왔는데, 그 과정을 거쳐 새 대통령이 탄생해 주목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번 방독에서 각국 정산 간의 우의와 신뢰 쌓기에 김정숙 여사의 활약상도 컸다는 것이 수행원단의 얘기다.

▲김정숙 여사가 ▲베트남의 쩐 웅우옛 뚜 여사, ▲인도네시아의 이리아나 조코 위도도 여사, ▲일본의 아키에 아베 여사, ▲싱가포르의 호 칭 여사 등 각 국가 정상의 배우자들에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수호랑·반다비 인형을 선물했다. (왼쪽부터)(청와대)
김 여사가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만났을 때 펑 여사가 김치를 좋아하는 시진핑 주석의 식사 때 김치를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 올리고자 직접 김치를 담그지만 5번 중 2번은 실패해 김치 잘 담그는 법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여사는 김치를 잘 담그는 비법을 알려줘 양국 간 교류와 우의를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또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함께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적극 홍보하고자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를 준비해 각국 정상들 내외에게 선물로 전달했다고 한다. 각국 정상들에게 선물할 때마다 평창올림픽과 단군신화를 얘기하면서 마스코트의 의미를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수행원단의 설명이다.

이밖에 한·중 정상회담 때 이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그렇지 않아 김 경제보좌관이 큰 박수를 쳐 양국 정상은 물론 수행원까지 놀랐다고 한다. 그는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치열한 논의를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설득해 분위기 바뀌는 게 느껴졌다”며 “회담이 끝날 때 이러면 경제적으로 괜찮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박수를 크게 쳤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상회담에서 수행원이 박수를 친 건 처음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얘기다.

이밖에 수행원단이 매일 밤늦게까지 정상회담 대응을 위해 문 대통령과 함께 논의하고 원고도 새로 준비하느라 식사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많아 그럴 때면 라면을 먹었다고 한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도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라면 먹는 모습이 화제였듯이 다른 청와대 보좌관도 라면 맛에 푹 빠졌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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