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업무편중 커…하반기 추경 때 반영되는 100명 부족한 관서 우선 배치
“내년까지 모든 집배원이 주당 52시간 이내로 근무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사고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는데…, 최근 잇따라 동료들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송관호 우정사업본부(우본) 우편사업단장은 먼저 떠난 동료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최근 집배인력이 잇따라 돌연사로 숨지면서 이들의 근로시간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우본은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전국 집배원은 약 1만6000명. 이들은 1주일 평균 48.7시간을 일한다. 하지만 신도시처럼 업무가 몰리는 곳에서 근무하는 7300여 명(전체 46%)은 52시간을 넘기기도 한다.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 일하는 셈이다.
이들이 처리하는 우편물은 얼마나 될까. 송 단장은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배달시간은 5시간 30분 정도이고 당일과 다음날 우편물을 구분하고 대기하는 시간을 포함해 5시간 정도 내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배원 한 사람이 하루에 일반편지 859통, 등기 89통, 택배 34통 등 평균 980여 통을 처리한다”며 “신도시를 포함해 세대수가 급격히 증가한 곳은 2000통 가까운 우편물을 처리한다”고 말했다.
집배원 노조는 최근 잇따른 돌연사의 원인으로 ‘장시간 중노동으로 인한 과로’를 꼽는다. 이들의 주당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52시간(법정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보다 적은 48.7시간. 언뜻 보기에 무리없는 시간이다. 그러나 이 수치가 ‘평균치’라는 게 함정이다.
우편물량은 매년 감소해 최근 5년 동안 10억 통이 줄었다. 그 사이 집배인력은 620여 명 늘어났다. 그럼에도 ‘장시간 중노동’이 꼬리표처럼 달려있다. 원인은 ‘업무 편중현상’이다. 송 단장도 이를 원인 중 하나로 짚었고 해결책을 찾아내는데 골몰하고 있다.
그는“전체 집배 인력을 진단한 결과 소요인력은 1만5458명이다. 현재 1만5582명이라 숫자로만 보면 부족하지는 않다"며 "그런데 일이 많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뚜렷이 존재하다 보니 일이 몰리는 곳에서 장시간 근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결국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지역은 증원만이 해답이다. 새로 집배원을 선발하거나 정년퇴직을 포함한 자연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정원을 부족한 지역에 먼저 배정하는 방식이다.
송 단장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올 하반기 추경사업에 반영될 집배인력 100명부터 근로시간이 많은 관서에 배치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차량 배달을 확대해 피로도를 줄이려고 합니다. 또 집배원의 배달 순서대로 정렬하는 우편 자동화기기가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해 업무 강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이나 업무량 조정도 지속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