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환 20주년, 중국의 성장에 ‘자유도시’ 빛 퇴색”

입력 2017-07-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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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세계화 속에 경유지로서 홍콩 이점 사라져…해운 이어 금융 쇠퇴 전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지 20주년을 맞이했다.

홍콩은 중국의 영향력 강화에 ‘자유도시’로서의 빛이 퇴색하고 있다고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해외와 중국을 잇는 중간 기착지로 발전했지만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국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홍콩의 경제적 중요성은 감소했다. 그런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정치와 경제 양면에서 홍콩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주권 아래에서 유일하게 법치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도시로서의 특색은 사라져 가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홍콩의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중환) 지구에는 중국 본토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상하이와 홍콩증시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3년 전에 시작되면서 홍콩에 대한 본토 투자수요가 높아졌다. 대형 부동산업체 JLL에 따르면 올해 이 지역에서 계약된 사무실 공간의 52%는 중국 기업이 채우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면서 사무실 임대료는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의 1.5배로 뛰었다.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한 서구권 기업들은 교외로 옮겼다.

해외 기업에 있어서 홍콩은 중국에 직접 투자할 때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중국의 홍콩 직접 투자액이 898억 달러(약 102조8200억 원)로, 홍콩에서 중국으로 투자(864억 달러)를 처음으로 추월하는 등 경유지로서의 홍콩 이점이 사라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자금의 흐름이 역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년간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다.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1997년에는 중국의 18%에 달했지만 2015년은 3% 미만으로 추락했으며 도시 기준으로는 상하이와 베이징에도 뒤지게 됐다.

중국의 경제력에 매료된 해외 기업들은 굳이 홍콩을 경유하지 않게 됐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물류와 사람 흐름의 변화다. 홍콩은 물류 중계항구로서 세계 제일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자랑했다. 그러나 선전과 광저우 등 같은 주강 삼각주에 있는 본토 항만으로 직접 들어가는 배가 증가하면서 세계 항구 순위에서 홍콩은 현재 5위로 떨어졌다. 홍콩 대표 항공사인 캐세이패시픽항공은 홍콩을 허브로 세계와 중국을 잇는 비즈니스 모델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난해 8년 만에 적자로 전락했다.

국제 금융허브로서의 존재감에도 그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규모에서 홍콩은 69억 달러로 상하이(110억 달러)와 선전(71억 달러) 등 중국 양대 증시에 밀려 세계 4위로 내려앉았다. 중국 당국이 IPO 승인 절차를 가속화하자 본토 기업들이 다시 복귀하는 것이다. 홍콩 상장사 시가총액에서 중국기업은 6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 정부가 자본 자유화 행보를 진행하는 등 규제의 벽을 없애면 홍콩의 금융 부문도 해운과 같은 운명을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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