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ㆍ고용↓’ 원인은 ... “수출산업 고도화 기인”

입력 2017-06-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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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가가치 창출 통해 소비ㆍ투자 견인하고 간접적으로 고용 창출”

(표=산업통상자원부)
수출이 호조를 보여도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4% 늘어나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 들었다. 반도체가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수출 증가 영향으로 기업 경기도 회복되고 있지만 일자리는 줄고 실업자는 늘고 있다. 4월 실업자 수는 117만명을 넘어섰고, 실업률도 2000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간 늘어난 실업자 수는 무려 32만6000명이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청년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수출의 일자리 창출 효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수출로 인해 발생한 직ㆍ간접적 취업자 수가 61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총 취업자수 증가 추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수출에 의한 취업자수는 2000년 370만명에서 2010년 530만명, 2014년 610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취업유발인원에서 수출에 의한 인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22.3%에서 2014년 25.9%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소비에 의한 취업유발인원 비중은 59.5%에서 54.9%, 투자에 의한 취업유발인원 비중은 18.2%에서 19.2%로 줄어들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세계산업연관표(2009년)를 기준으로 본 나라별 수출의 취업유발 비중은 우리나라가 28.2%로 38.8%인 대만을 제외하고 미국(7.4%), 유럽연합(EU·12.2%), 중국(26.3%), 일본(10.0%) 등 주요국보다 높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은 국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소득(소비)ㆍ투자를 견인하고 간접적으로 고용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를 보면 수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약화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취업유발계수란 10억 원 어치를 생산하기 위해 창출되는 일자리 수을 의미한다.

수출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상당함에도 취업유발계수로 측정되는 수출의 단위당 일자리 창출은 2000년 19.2명에서 2010년 8.3명, 2014년 8.1명으로 14년 새 절반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소비의 투자유발계수가 28.0명에서 15.2명으로, 투자의 취업유발계수가 22.5명에서 13.1명으로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더 큰 것이다.

이 같은 ‘고용없는 성장’이 발생한 것은 수출이 경제성장을 주도한 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약화된 것은 수출 증가세 감소와 내수 대비 수출 산업의 구조가 고도화돼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급속히 진행돼 온 데 주로 기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수출 일자리 창출 효과는 개도국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2012년 기준 한국의 고용유발계수는 14.4명으로 중국(103.4명), 대만(16.0명)보다 낮지만, 미국(7.1명), 일본(9.4명), EU(10.5명)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이 관계자는 “수출 증가율이 더 둔화했거나 수출이 더 크게 감소했다면 고용지표는 지금보다 더 악화했을 것”이라며 “일자리 측면에서 수출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전 산업에서 수출이 1% 하락하면 취업자 수는 6만명, 제조업 수출이 1% 하락하면 취업자 수는 4만3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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