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구속 기소 이후 첫 공식행보에 나서며 "출국 금지가 풀렸으니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20일 최태원 회장은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해 사회성과인센티브의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최 회장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인수 등 향후 글로벌 경영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아직 누구를 만날 지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난 4개월간 최 회장의 발목을 잡았던 출국금지가 지난 18일 풀린 만큼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이르면 다음 주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인수전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베인캐피탈과의 협력 가능성과 예상 인수 가격 등과 관련된 질문에도 "오늘 행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일본에서 활발히 투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를 추가로 끌어들여 다국적 연합군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가 3조엔(약 31조원)을 예비입찰 금액으로 써내는 등 인수가가 너무 커져 단독 인수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바인딩(binding,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바인딩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도시바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