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긴축 발작 악몽 재연 우려…연준 이어 ECBㆍBOJ도 축소 나설 수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역풍에서 벗어나고자 유례없는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연준을 필두로 이들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로 팽창됐던 자산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2013년 긴축 발작과 같은 악몽이 닥칠 수도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경고했다.
연준과 ECB, BOJ의 자산을 합치면 약 13조 달러(약 1경4813조 원)에 이른다. 이는 중국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많은 것이다.
연준의 자산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9010억 달러에서 올해 4조 5000억 달러로 팽창했다. 같은 기간 BOJ 자산은 107조 엔에서 490조 엔으로, ECB는 2조 유로에서 4조1000억 유로로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3년 위험자산과 신흥국 자산에 강한 매도세를 일으킨 긴축 발작의 장본인,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자산 축소 미리 설정해 시장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긴축 발작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이 자산축소를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리 잘 세워둔 계획이라도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티븐 젠 유리존SLJ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산에서 내려갈 때가 올라갈 때보다 더욱 위험하다”며 “자산축소는 하산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달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자산축소 시점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이것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한편 BOJ는 자산축소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통화완화정책에서 탈피하는 시점이 오면 자산축소도 BOJ가 직면하게 될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선 이후에야 이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BOJ는 2018년 4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CB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 자산이 계속 팽창할 것이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나 자산축소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면 연준에 이어 ECB와 BOJ도 자산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문제는 이들 중앙은행이 자산축소를 시작하면 장기채권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져 전반적인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경제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균형을 바로 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실질적으로 시장기능에 대한 경험과 관찰을 통해 자산축소의 적정 수준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