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상한제’ 藥될까 毒될까… 야당 의원들 법안 9건 무더기 발의

입력 2017-02-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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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입주하면 최대 6년 거주

한번 전셋집을 계약하면 최대 6년까지 집주인 눈치없이 살 수 있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관련 법안이 무더기로 발의됐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이번에는 도입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야가 지난 20일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하지만 소위 의원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별로 2개 쟁점 사항에 대한 입장이 약간씩 달랐기 때문이다.

이들 내용을 포함한 주택임대차 보호법은 이전에도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번번이 발목 잡힌 바 있다. 그 동안 전셋값은 폭등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값은 2억3669만 원으로 전세 재계약 시점인 2년 전 1억8705만 원에 비해 26.5%나 급등했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3억2135만 원에서 4억2153만 원으로 무려 31.2% 올랐다.

국회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월세 계약기간 연장과 전세금 상승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안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김상희 의원,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등 야당 의원이 제출한 것 등 9건에 이른다.

야당이 발의한 개정안을 살펴보면 대체로 △세입자에게 전월세 계약갱신 청구권을 줘 최소 4년간 같은 집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연간 임대료 상승분을 5~6%로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야당은 여야의 지형이 바뀐만큼 이번엔 당론으로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전세계약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집주인이 일시적으로 전셋값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전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적어져 임대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국토부는 지난 20일 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달했다. 또한 정부가 개인 간의 사적인 임대계약에 대해 직접 개입하면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과거에도 임대차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때 법이 시행되기 전에 전세값이 폭등했는데, 그런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높다”면서 “지금도 전세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섣부른 제도의 도입은 오히려 월세로의 전환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주택 임대차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1989년의 경우 전셋값이 17.5%, 이듬해인 1990년엔 4개월간 20.2% 뛰는 등 전셋값이 크게 폭등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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