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속속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다. 이미 1월에만 S&P500지수 구성기업 중 242개사가 실적을 발표했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호실적과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대부분의 실적 개선이 트럼프 랠리 효과 덕분이고,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정책 행보에 향후 실적 호조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과 정유업체 엑손모빌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7 판매 호조로, 엑손모빌은 유가 가격 상승 덕에 실적 호조를 기록했으나 트럼프 정책 행보에 따라 향후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국경세나 미국 투자 압박, 환율 문제 등이 이들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도 트럼프 리스크를 우려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WSJ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242개 S&P500지수 구성기업의 컨퍼런스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절반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새 정권을 의식한 듯 트럼프 관련 언급은 비판보다는 칭찬과 긍정적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의 향후 실적 전망도 트럼프 정책에 달렸다. 상당수의 기업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비관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건 법인 소득세율 인하 정책이 실현된다면 올해 기업 순이익이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틸리티 업계는 올해 순익이 6% 늘어나거나 3% 위축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수입관세 영향권에 놓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와 같은 제조업체나 신용카드업체 마스터카드는 컨콜에서 자신들이 순수출 기업임을 강조하며 ‘트럼프 스트레스’ 최소화에 안간힘을 썼다. 아메리소스 버진과 같은 제약사는 약값 인하 우려를 의식한 듯 일부 약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