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ㆍ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거인들, 트럼프 반이민 정책 한목소리로 비판

입력 2017-01-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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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시리아 이민자 출신…머스크 등 트럼프에 우호적인 CEO도 비판 합류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IT 기업 CEO들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27일 난민들의 입국을 120일간 금지하고 시리아 난민은 무기한 입국 금지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이란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은 이민자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백악관에 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 공동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 이민자 출신이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미국은 이민자 국가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 한편 실제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을 제외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트럼프의 명령이 우리 직원과 가족들에게 미칠 영향, 그리고 우수한 인재를 데려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에 분노한다”고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이는 비미국적인 조치”라고 한탄했고 트럼프가 애용하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트위터의 잭 도시도 “정말로 당황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체 트리미언의 아밋 쿠마 CEO는 “트럼프 이민정책은 미국 기술기업의 해외 인재 확보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많은 스타트업이 해외 사무실 크기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트럼프가 입국 금지를 지시한 7개국 직원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 구글은 약 6만 명 직원 중 이번 행정명령 영향을 받는 직원이 200명 미만이다. 그러나 IT 기업들은 전문직 비자 축소 등 트럼프 정권 하에서 고급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심지어 트럼프와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 CEO들도 비판에 합류했다. 트럼프의 정책고문 역할을 수락한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CEO는 다음 주 기업정책그룹 회의에서 이민정책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트럼프 입국금지 조치에 영향을 받은 많은 사람이 실제로는 미국을 강하게 지탱해 왔다”며 “그들은 잘못된 일을 한 적이 없다. 입국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와 달리 미국의 전반적인 기업계는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우리는 전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우리의 양심과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약속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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