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ㆍ민병대 “미국 국적자 추방해야” 목소리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러위험국으로 지목해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대상이 된 무슬림 7개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라크와 이란 수단 등에서 미국 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하고 일부 국가는 미국인을 입국 금지시키는 등 보복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의회 외교정책위원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마치고 “테러리즘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이라크를 이렇게 취급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정부에 보복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시아파민병대도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 만큼 우리도 미국인의 이라크 입국을 막고 이라크에 사는 미국 국적자도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자국에서 미국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주이란 스위스 대사를 불러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항의하면서 이를 미국 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미국의 반이민 정책은 사실상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시킨 것”이라며 “극단주의자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자리프 장관은 “미국인이라도 유효한 이란 비자를 소지하면 입국할 수 있다”며 보복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수단 정부는 스티븐 카웃시스 주수단 미국 대사 대리를 초치해 트럼프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요르단 등 중동 주요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도 트럼프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AL 사무총장은 “아랍 국가 국민의 입국을 막고 시리아 난민의 수용을 유보하는 이런 조치들은 정당하지 않다”며 “이는 아랍과 미국사회 간의 대화에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