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4차 산업혁명 민간에 맡겨라

입력 2017-01-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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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흔 정치경제부 기자

정부는 지난해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경제부총리가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과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익숙한 구성이라 벌써 걱정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주창했지만, 5년 차를 맞은 전문가들의 평가는 창조경제에서 정부가 손 떼라는 주문인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4차 산업혁명 중에서 그나마 추진 속도가 빠른 것은 ‘드론(무인비행체)’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아마존이나 DHL, UPS 등 기존 물류업계의 공룡들뿐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첨단산업의 거인들도 드론 배달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UPS는 지난해 10월부터 르완다에서 드론으로 의약품을 공수하기 시작했고, 아마존도 지난해 12월 드론을 이용한 첫 상업 배달에 성공했다고 밝혀 사상 처음으로 드론 배달의 상용화를 이뤘다.

우리 정부도 늦었지만 드론을 산불 감시·조난자 수색, 구호물품 수송·소화물 택배, 시설물 안전진단, 국토조사 등의 분야에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민간에서도 드론 시범사업에 59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향후 드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만난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은 드론의 활용 방법에 대해 더 연구를 해보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

아직 드론 택배 외에는 창의적인 활용 방법이 빈약하다. 결국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드론 활용법을 창조하면 따라가려는 계획인 듯싶다.

지금부터라도 4차 산업혁명에서 정부가 손을 떼고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산업을 주도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신산업 육성시대는 지났다. 정부는 신산업 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하려 하기보다 민간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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