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측 “터빈 이상 가열로 점검”… 과전류가 원인, 부주의 가능성
수도권 전력 공급을 공급하는 영흥화력 1~6호기 중 2호기가 최근 2주간 가동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남동발전 영흥본부는 508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로 수도권 전력 공급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14일 이투데이가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영흥화력 정지 현황’에 따르면 영흥화력 2호기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14일간 고장으로 작동이 중단됐다. 영흥화력 2호기는 800MW 규모로 2008년 운전을 시작했고, 1, 2호기에만 총 2조317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올겨울 최대 전력 수요(피크)가 사상 최대인 8540만kW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뻔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이번 발전기 고장 원인에 대해 해당 발전소는 발전기 보일러 터빈 이상 가열로 운전자가 사전에 작동을 정지시키고 점검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발전기 고장 발생 시 조사를 담당하는 전력거래소의 조사 결과는 해명과 달랐다. 이투데이 확인 결과, 전력거래소 측은 이번 고장 원인을 보일러 터빈 이상 가열을 점검하고 다시 발전기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전기 전원과 전력계통 전원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돼 8배 이상의 과전류가 흘렀고 그 과정에서 변압기와 발전기에 손상을 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 전원 사이 위상이 맞지 않으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전기 업계에서는 상식이나 다름없다. 사실상 ‘인적 실수’일 가능성도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 설비 고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와 같은 변압기 손상은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며 “1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한국전력과 남동발전소 측에 전달했다.
발전소 관계자는 “발전 설비 고장은 간간이 발생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이 있어 정확한 원인은 알기 어렵다”며 “예비전력이 충분했기 때문에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겨울은 누진제 완화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돼 최대 전력 수요(피크) 시 자칫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사고여서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발전기 정지가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의 인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발전소 수급에 영향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고 보는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