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경·김동영 컬리 MD “일 매출 30만원의 추억...식품은 거짓말 안하죠” [미니 인터뷰]

입력 2024-06-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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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1호·2호 ‘컬리 개국공신’...스타트업 시절부터 성공 자신해

상품 어원부터 공부…기획 업무에 매진
김슬아 대표 주재 품평회 넘어야 판매가능
상품 경쟁력 높이기 위해 콘텐츠 발굴 집중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컬리 본사에서 (왼쪽부터)'입사 1호' 박태경 마켓컬리 MD와 '입사 2호' 김동영 마켓컬리 MD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컬리)

“다른 곳에서 팔지 않는 상품 발굴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컬리와 함께 한 9년,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5억2570만 원. 컬리가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9년 만인 2024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사상 첫 분기 흑자 뒤에는 9년 간 컬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함께 역사를 써온 이들이 있다. 박태경 마켓컬리 가공2그룹 그로서리팀 상품기획자(MD), 김동영 마켓컬리 가공1그룹 유제품팀 상품기획자(MD)가 바로 그들이다.

두 사람은 컬리 입사 1호·2호 MD로 컬리 개국공신이다. 이들은 9년 전 하루 판매량이 20개가 채 되지 않고 일 매출이 30만 원 내외였던 스타트업 컬리를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하다.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컬리 본사에서 만난 이들은 컬리 ‘개국공신’답게 컬리의 성공을 자신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 MD는 “(컬리 사업 초기에) 공급업체가 저희를 작다고 무시해서 공급가를 판매가보다 더 비싸게 줬다. 김 MD와 같이 업체에 가서 공급가를 낮춰달라고 부탁했는 데 설득이 안 돼 그냥 나온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식품은 거짓말하지 않고 고객들이 분명 알아줄 것이라 생각했다”며 “식품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유통 이커머스 플랫폼은 컬리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MD도 “지금은 ‘식품’하면 컬리가 떠오를 정도로 각인이 많이 됐지만 사업 초기 상품 소싱을 위해 업체에 전화를 돌리면 컬리라는 단어를 잘못 듣고 카레집이냐고 하는 분도 있었다”면서 “흑자 전환하니 컬리에 비전이 있다고 바라본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컬리 본사에서 (오른쪽부터)'입사 1호' 박태경 마켓컬리 MD와 '입사 2호' 김동영 마켓컬리 MD가 9년 전 컬리 사업 초기 당시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컬리)

현재 박 MD는 면·양념·오일 상품을 담당하고 있고 김 MD는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맡고 있다. 이들은 컬리만 취급하는 차별화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상품 어원부터 공부하는 등 기획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컬리 상품위원회의 품평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다.

상품 품평회는 김슬아 대표의 주재 하에 열린다. 품목별 전문 MD와 각 팀의 주요 실무자가 모여 검토 대상의 상품을 직접 맛보거나 사용한다. 날카로운 질문도 이어진다. 품평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 상품은 판매할 수 없다.

박 MD는 “컬리에서의 MD업무는 다른 업체와는 조금 다르다. 컬리에서는 상품 기획을 위해 굉장히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면서 “품평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하고 상품의 차별점 등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MD는 컬리만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에 집중했다. 조리 장면,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서 사진, 영상 등을 직접 촬영하며 고객에게 다가갔다.

김 MD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특색 있는 우유를 기획했다. 첫 번째가 제주에서 목초를 먹인 우유를 서울로 공수해 판매했고 두 번째는 지금은 없어지긴 했지만 동물복지 우유로 당일 착유, 당일 배송했던 상품이 있다”며 “이 계기로 컬리의 우유 상품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프라인 유명한 브랜드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위해 영업을 많이 했다”며 “상품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촬영을 마다하지 않고 조리장면까지 찍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풀어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컬리와 함께 한 9년을 회상하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기업이 성장하면 그만큼 목에 힘이 들어가고 딱딱해지기 마련인데, 초심을 생각하며 차별화 상품 발굴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목표다.

박 MD는 “요즘 (공급사에)메일을 보낼 때 ‘늘 다정한 MD가 되겠다’는 말과 함께 쓴다”며 “경기가 안 좋을 땐 공급사도 힘이 들 텐데 배려있는 다정한 MD가 되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가장 그게 중요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 MD 역시 “컬리에서 9년 동안 근무하면서, 그리고 앞으로 근무하면서 처음과 같이 한결같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며 “옛날에 회사 초기에 입사했을 때 ‘한번 잘해보자’는 마음을 잊지 않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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