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27일(현지시간) 내년에 원유시장이 산유국의 개입 없이도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오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총회를 앞두고 OPEC 맹주인 사우디가 산유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최종 감산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알팔리 장관은 이날 “OPEC의 개입 없이도 2017년에 수요가 회복되고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면서 “OPEC 회의에서 감산을 결정하는 단일 방법 외에 미국을 비롯한 소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에 산유국들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2017년 원유시장이 균형을 이룰 것이며 생산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OPEC이 감산 등 개입에 나선다면 원유시장의 균형과 회복은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앞서 이틀 전에는 28일로 예정됐던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같은 OPEC 비회원국들과의 협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이 회의는 결국 취소됐다.
앞서 사우디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은 지난 9월 알제리에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공급을 제한하기로 사전 합의했다. 이에 하루 총 생산량을 3250만~3300만 배럴로 줄이기로 했다. OPEC이 지난 9월 잠정적으로 합의한 하루 생산량 3250만 배럴 목표를 달성하려면 100만 배럴을 감산해야 한다. OPEC 석유장관들은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감산량 배분 등 구체적 내용을 정하고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올해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은 리비아나 나이지리아와 같이 내전을 겪는 나라들처럼 감산에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은 러시아 등 비(非)OPEC 회원국도 감산에 동참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장관은 감산보다 동결을 원한다는 입장이다. 알팔리 총리는 모든 산유국이 협조한다는 알제리 협의가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알팔리 장관은 사우디가 11월에도 일일 생산량을 1060만 배럴대로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우디의 생산량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사우디 원유 수요는 여전히 높고 탄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