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세계 각자도생 시대 접어드나

입력 2016-11-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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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미국 대선 결과에 전 세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세계의 경찰’ 역할을 버리고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에 전 세계는 벌써 각자도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간 미국과 끈끈한 동맹관계를 유지했던 일본과 유럽은 트럼프 당선 소식에 ‘아연실색’했다. 당장 일본은 트럼프 당선 소식에 미·일 동맹이 흔들리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에게 “이번에 미국 차기 대통령에 선출된 것에 축하의 뜻을 표한다”고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일본·미국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맺어진 흔들림 없는 동맹국”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새 정권과의 관계구축을 위해 다음 주 가와이 가쓰유키 총리보좌관을 미국에 파견하기로 했다.

유럽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트럼프에 강한 반감을 표했던 프랑스와 독일이 미국 대선 결과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 “당선을 축하한다”며 “프랑스는 미국 새 행정부와 국제 문제에 대해 방심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미국 대선으로 앞으로 불확실성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승리는 프랑스가 더욱 강해져야 하고 유럽이 단합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뼈있는 말을 했다. 그간 올랑드 대통령은 인종·여성 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에 대해 “그의 과도한 언행들은 심지어 미국인들마저 구역질 나게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표시해온 독일 정부도 난처한 입장이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많은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극적으로 핵협상에 타결해 올해 초 서방권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게 된 이란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가 핵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유엔이 승인한 핵 합의안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親) 트럼프 성향을 보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축하전문을 보내며 트럼프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회귀’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정책에 반감이 컸던 중국도 트럼프 당선 소식을 반겼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새 정부와 함께 중·미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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