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가 종합미디어그룹 타임워너 인수 합의가 임박했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사 합병안이 성사된다면 이동통신과 미디어를 아우르는 통신·미디어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회사의 협상이 더 진전돼 인수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됐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양사 고위 임원들이 최근 몇 주간 비공식적으로 만나 인수·합병(M&A)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제안가는 주당 110달러로, 총 86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1일 타임워너 종가(89.48달러)보다 23% 높은 것이다. 타임워너의 시가총액은 약 700억 달러다. 만약 양사 합병안이 성사된다면 올해 최대 M&A가 된다. 지난 5월 바이엘과 미국 종자업체 몬산토 합병안(660억 달러)이 올해 최대 M&A였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사가 이르면 이번 주말 안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디어 업계나 IT 업계 등에서 다른 인수 협상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SJ은 애플이 수개월 전 AT&T보다 먼저 타임워너 합병을 타진했으나 협상은 초기 단계 이상으로 진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애플은 AT&T와 타임워너의 협상과정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워너는 HBO와 CNN 등 방송사 외에도 영화사 워너브라더스 등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종합미디어 그룹이다. AT&T가 타임워너를 확보하게 되면 단숨에 인기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다. 랜달 스티븐 AT&T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동통신 업체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의 도약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콘텐츠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AT&T는 위성TV사업체인 디렉TV를 485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타임워너와 이를 유통할 수 있는 통신망을 가진 AT&T의 합병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AT&T와 타임워너가 합병안에 도달한다 해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이라는 숙제가 남게 된다. 업계에서는 FCC가 양사 합병을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FCC가 미국 이동통신사들의 성장을 제한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은 TV나 미디어업체와의 합병을 시도하는 추세다. 로저 엔트너 레콘애널리틱스 애널리스트는 “모든 것의 변수는 FCC가 될 것”이라면서 “규제 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