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월 초 150억 달러 규모 국채 발행…다른 신흥국 비해 안전자산·선진국보다 높은 금리 매력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상 첫 해외 국채 발행을 앞두고 아시아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르면 10월 초 150억 달러(약 16조7700억 원) 규모의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앞두고 로드쇼에 나선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사우디의 국채 발행이 신흥국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선진국의 기록적인 저금리 환경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제를 자랑하는 사우디의 국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FT는 설명했다.
한 은행가는 사우디 국채 발행에 대해 “우리는 대규모 수요를 보고 있다”며 “아시아 은행들은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을 태세”라고 말했다.
사우디 지도자들은 오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자국의 국채 발행 계획을 설명할 첫 무대를 갖는다.
사우디의 실세이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식의 경제개혁을 주도하는 31세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자는 국채 발행 흥행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3일까지 체류한 뒤 다시 중국으로 건너와 G20 회의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채 발행 관련 세부사항은 이슬람 최대 축제인 ‘이드 알-아드하’가 끝나는 오는 18일 이후 나올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이어 국채 발행은 10월 초 시작해 같은 달 7~9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맞춰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가들은 국채에 이어 사우디 정부기관과 은행, 민간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 은행가는 “모두가 사우디 국채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가격은 어떻게 될지 주시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 채권의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며 “이어 연말까지 새로운 채권 발행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원유 보유량을 자랑하며 거의 채무가 없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에 비해 안전한 투자로 여겨지고 있다. 또 유럽과 영국, 일본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찍는 상황에서 연기금 등 금리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