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성장률 1.2%로 시장 예상 크게 밑돌아…설비투자 부진에 “사실상 제로 가까운 성장세”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2분기 뜻밖의 부진을 보이면서 경제 성장엔진이 꺼진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는 연율 1.2%로,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2.5%를 크게 밑돌았다. 1분기 GDP 성장률도 종전 1.1%에서 0.8%로 하향 수정됐다.
특히 미국 경제 70%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이 연율 4.2%로, 전분기의 1.6%(수정치)에서 크게 오르고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전체 경제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을 해 시장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설비투자가 2.2% 감소해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주택투자도 6.1% 감소로 9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GDP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 약세로 원유 등 에너지 부문의 투자가 크게 축소한 것이 설비투자 부진 계기였다. 그러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로 제조업과 운수 부문도 설비투자가 부진하기 시작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제이슨 퍼먼 위원장은 “설비투자 침체가 이번 GDP에서 가장 실망스런 부문”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09년 3분기부터 회복 국면이 시작돼 7년째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 GDP 성장률은 평균 2.1% 정도에 그쳐 금융위기 이전인 1990~2007년의 3%보다 약 1%포인트 떨어진 상태다.
특히 올해 상반기 GDP 성장률은 평균 1%로 사실상 ‘제로(0)’나 마찬가지이며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밝혔던 미국 경제 진단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가게 하고 있다고 CNBC방송은 꼬집었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이코노미스트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정말로 우려할만한 점은 미국 경제가 향후 실업률을 더 낮출 정도의 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잠재적 성장률은 제로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실업률이 떨어진 이유 중 일부는 노동참여율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에 비롯됐다. 경제성장을 이끌 원동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피터 부크바 린제이그룹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게 하는 유일한 원동력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자동차 판매와 레스토랑 매출에 대한 우려가 들린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기업 설비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GDP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등 두 후보 모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세금과 환경 규제에 대해서는 두 후보의 정책이 달라 기업이 투자하기 힘든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