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데타 경제에 직격탄…리라화 8년 만에 최대폭 하락ㆍ관광도 타격

입력 2016-07-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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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이어 쿠데타까지 터지면서 정치적 불안정성 부각

▲달러ㆍ리라 환율 추이. 15일(현지시간) 3.0157리라. 출처 블룸버그

터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일어났던 쿠데타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 달러화당 터키 리라화 가치는 전날 최대 6%까지 급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0월 이후 8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4.8% 떨어진 3.0157리라로 마감해 6개월 만에 최저치도 찍었다.

터키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MSCI터키ETF는 막판 들어 쿠데타 소식이 전해지면서 2.5% 급락했다.

리라화가 약세를 보이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경상수지 상황이 악화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외국인 투자 유입과 관광에 막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

무랏 어서 글로벌소스파트너스 이코노미스트는 “(쿠데타 시도는) 매우 심각한 충격”이라며 “이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는 리라화 환율에 달렸다”고 말했다.

터키는 그동안 신흥국에서도 각광받는 나라였다. 그러나 올해 경제성장률은 3~4%로, 지난해의 4.5%에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터키는 많은 재정적자 부담에 단기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크다.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외국인 자금 유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터키는 올해 두 차례의 총선과 지난 5월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당시 총리의 사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반군의 잇따른 공격으로 극도의 불안 상태를 보인 가운데 쿠데타마저 터지면서 혼란이 극대화하게 됐다.

특히 터키 외환보유고의 핵심적인 원천인 관광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지난달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세 명이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40명 이상이 사망하는 테러가 일어나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번 쿠데타로 자국 항공사에 터키 노선의 모든 항공편 운항 중단을 지시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전폭기 격추로 러시아인이 터키 관광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다시 쿠데타라는 악재가 불거졌다. 이미 지난달 터키의 관광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하버드대의 터키 경제학자인 다니 로드릭은 “투자자 관점에서 터키는 점점 더 정치적인 바스켓으로 돼 가고 있다”며 “에르도안은 경제둔화에 대응해 최근 수주간 러시아, 이스라엘과의 관계 강화를 꾀했으나 여행산업이 살아날 가능성은 정치적 불안정성이 언제 완화하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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