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의 호황을 주도한 에틸렌의 가격이 올해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향후 2년간 침체기에 들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올 하반기 일시적인 반등 이벤트가 있으나, 에틸렌 가격이 추세적인 반등을 꾀할 만큼의 영향력이 부족한데다 부정적 요인들이 더 많다는 평가다. 납사가 원료인 에틸렌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 계면활성제, 에탄올 등을 만드는데 광범위하게 쓰인다.
24일 석유화학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시황은 에틸렌 스프레드 강세에 힘입어 2015년부터 호황을 보였다. 이러한 호황은 중국 경기 등 수요 개선에 기대기보다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면서 발생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최근 원유 가격의 반등에도 에틸렌 가격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는데다 수요 증가량이 생산 증가량에 못 미치면서 에틸렌 스프레드의 추세적인 약세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800달러를 웃돌던 스프레드는 현재 톤당 618달러를 기록해 3개월 만에 23%가량 떨어졌다.
올해 가을 정기보수 시즌과 중국에서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가 맞물려 일시적인 가격 반등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으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올해 말 스프레드는 3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고 향후 2년간 침체기에 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9월 중국 정부 주도의 설비 중단에 따른 에틸렌 생산차질 물량은 연산 13만8000톤으로 재가동·신규 설비 물량을 상쇄하기엔 작은 규모”라며 “올해 전 세계 에틸렌 명목생산능력은 연간 기준 1000만톤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에틸렌의 수요증가량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약 400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