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호황을 맞은 석유화학 업종이 올해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품 가격 반등 이벤트가 있어 주목된다. 역내 정기보수가 9~11월 집중한데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려 화학설비 일부가 가동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15일 석유화학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시황은 2015년부터 호황을 맞고 있다. 일례로 작년 1조6111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1조9900억원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호황도 중국 경기 등 수요가 개선돼서가 아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공급 부족이 발생한 탓이다. 우리나라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2012~2016년 사이 고작 1.7% 증가할 정도로 공급 증가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옆 나라 일본은 오히려 생산능력이 16.2%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석유화학 시황은 역내 정기보수가 집중된 3~5월, 상반기 제품 스프레드가 상승하다가 하반기 들어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되면서 스프레드가 하락하는 ‘상고하저’의 계절성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상반기 에틸렌·납사 스프레드는 톤당 625달러였으나 하반기에 525달러로 떨어졌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로 3월에는 톤당 790달러로 역사적 고점 수준이었다가 6월 들어 593달러로 내려갔다.
이에 올 하반기도 스프레드 약세가 예상되나 업계에서는 시황이 하반기 내내 부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을철 성수기와 정부보수 시즌이 맞물린데다 중국에서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라는 이벤트가 있어서다.
7월 초 싱가포르 PCS를 시작으로 8월 초에는 대만 포모사, 9월 중순 SK종합화학 등을 중심으로 역내 정기보수가 시작된다. 7~9월 예정된 역내 정기보수 규모는 에틸렌 기준 334만톤으로 한국·일본·대만·싱가포르 등 역내 설비의 14%가량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아울러 9월 4~5일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공기의 질 개선을 목적으로 인근 지역의 석유화학 설비에 대해 가동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에 해당 지역에 있는 설비들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2주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