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 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지난 10일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 등 후보 2명에 대한 최종 면접을 실시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직 박 사장의 임기가 한달여 남아 있는 만큼 이달중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다음 달 중순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사추위의 구성은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과 산업은행 부행장 등 총 5명으로 업계에선 안정적인 실적과 위기 대처로 박 사장의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봤지만 취임 당시 주문했던 주가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을 산업은행이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뒷말도 무성해지고 있다. 사추위가 사장 후보를 선정하는 것은 맞지만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의 재가가 늦어지다 보니 선정도 연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당초 외부에서도 대우건설 사장 자리 인선에 참여하려 했지만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는 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찍부터 박영식 사장의 주가 부양 실패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적지 않았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0년 사모펀드 KDB밸류제6호를 만들어 대우건설 지분 51%를 매입했다. 금산분리법으로 금융회사 이외의 업체를 계열사로 둘 수 없어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전액 출자하는 방식이었다. 투자금액은 약 3조2000억원이었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당시 주가가 1만5000원선이었던 반면 현재 주가는 6000원으로 곤두박질 친 상태라는 점이다. 산업은행이 박 사장의 취임한 2013년, 7000원대인 주가를 두 배 수준인 15000원 선으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 만약 펀드 만료가 다가오는 내년 10월까지 주가가 매입 당시 수준으로 오르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의 손해가 막심해진다. 최근 조선사들의 부실 경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가에 대한 문제가 자주 부각이 되고 있지만 다른 대형건설사들의 주가 하락에 비하면 대우건설의 주가하락은 과도한 수준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불안한 요소가 적지 않다. 또한 주택시장의 호황에 대형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실적 개선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 사장이 취임한 후 이듬해 대우건설은 10조원에 달하는 매출과 영업이익 4155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매출 9조8775억원, 영업이익 3346억원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거꾸로 움직였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주택을 포함한 국내 전부문의 안정적인 이익률에도 불구하고 해외부문에서 또다시 추가비용이 투입되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면서 “대우건설의 경우 기본적으로 해외잔고의 원가율이 높은 상황에서 경상적으로 일회성 비용이 반복되면서 해외부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본격적인 개선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한편 2파전을 벌이고 있는 박 사장과 이 전무는 입사 5년 선후배다. 박 사장이 1980년 입사해 전략기획실장과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7월 사장으로 선임됐고 이 전무는 1985년 대우건설 해외영업팀에 입사해 주택사업과 영업지원·경영지원실 등을 거쳤다. 지난해에는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로 승진했고 업계에는 국내외 건설 수주업무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추위는 이달 말 후보자 평가를 위한 추가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다가오는 임시 주주총회 개최일로부터 2주 전까지만 후보 1명을 선정해 올리면 돼 시간적 여유는 있다"며 "이달 말께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임시 주총은 다음 달 17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