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대표株 2분기 성적 전망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앞세운 업종 대표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증권가에서는 침체된 우리 증시가 대형주들의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18개 업종별 대표기업 중 한솔제지와 쌍용양회를 제외한 16개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는 13조6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13조1200억원 대비 4.3% 늘어난 수치다. 코스피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내수·소비 중심 기업의 실적 호조가 영업이익 상승세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선사한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7000억원으로 불과 1개월 전(6조1000억원) 대비 10% 가까이 상승했다.
이미 여러 증권사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뛰어넘은 7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한 IM(IT&모바일) 사업부의 선전이 2분기에도 이어지고, 전분기 적자를 낸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흑자전환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2분기에도 안정적인 이익을 시현하고, LCD 수율 개선에 따른 적자폭 축소도 전사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을 7조1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120만원대를 맴돌며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2분기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충분하단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여기에 주주이익 환원정책 강화와 지배구조 변화 등 요인이 발생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더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하락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한국전력은 이익 성장세를 이어간다.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한 2조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원가 절감에도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은 작아 수익성 개선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을 제치고 화학업종 대표주로 떠오른 아모레퍼시픽은 컨센서스 영업이익 2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 성장할 전망이다. 면세점 이익 성장을 좌우하는 중국인 입국자는 일본 지진 영향과 5월 초 중국 노동절 연휴, 지난해 메르스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현지에서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꾸준한 밸류에이션 우위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종 대표주 네이버의 실적 전망도 밝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성수기를 맞아 모바일 광고를 중심으로 매출액이 늘고, 광고 단가 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최근 3개월 23.8% 뛰었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소싱, 플랫폼 제공, 결제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는 네이버 플랫폼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국내 콘텐츠 산업 성장에 따른 구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낸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7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전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내수는 물론 중국과 미국 시장 판매 강세와 신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 상승에 힘입어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부진을 통해 바닥을 확인했다”며 “주가는 최근 과도한 하락으로 추가상승 여력이 확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큰 축을 담당하는 대형주의 주가 상승은 코스피 지수 상승으로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종 대표주들이 실적 개선으로 주가 상승세를 보이면 코스피 지수의 선전 역시 기대해 볼만하다”며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뚜렷할수록 코스피 박스권을 돌파할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