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중앙은행에도 ‘마이너스’…수익원 감소 등 리스크 커

입력 2016-04-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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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왼쪽) 일본은행 총재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사진=신화·AP뉴시스

주요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은행권의 실적 부진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부메랑이 돼 중앙은행들에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상당수의 중앙은행이 운용비용과 재정부처에 제공했던 차관으로 쓰였던 수익원이 줄어드는 등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3월 영국 무역 저널 센트럴뱅킹퍼블리케이션스와 HSBC가 77개국 중앙은행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마이너스 금리가 중앙은행의 자산 관리 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0%는 마이너스 금리가 자국의 중앙은행 자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FT는 상당수 중앙은행이 더 위험한 자산을 사들이는 등 기존과 다른 투자 정책을 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정하고 통화를 발행하는 기관인 동시에 ‘큰 손’ 투자자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앙은행들이 운용한 자금 규모만 10조9000억 달러(약 1경2379조원)에 이른다.

그간 중앙은행들은 투자등급이 높은 국채나 달러와 같은 통용범위가 넓은 통화 등 투자하는 등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띄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실제 중앙은행들은 투자금의 64%를 달러 표시 자산에 투자했다. 20%는 유로 표시 자산, 4%는 엔화에 투자했다.

그러나 일부 중앙은행이 도입한 양적완화 프로그램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금융자산 수익률을 전반적으로 낮추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이 얻는 수익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일부 국가의 국채는 물론 투자등급의 회사채까지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고 있어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로 변하게 됐다. 즉 기존의 보수적 투자전략으로는 오히려 투자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를 중앙은행 스스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HSBC의 크리스티앙 데세글리세 중앙은행·국부펀드 부문 책임자는 “중앙은행들은 보유 자본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는 증권 투자는 이들에게 반직관적인 일”이라면서 “그러나 투자수익률을 발생시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공격적으로 움직일 필요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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