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본부 4개로 축소하고 미국·캐나다 등 해외사무소 5곳 철수
작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국석유공사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울산혁신도시 본사 사옥을 매각하고 2020년까지 인력을 추가로 30% 줄이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4일 자산매각ㆍ인력 구조조정ㆍ사업비 삭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고강도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저유가 상황이 계속된 데 따른 영업손실과 자산손상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게 공사의 판단이다. 실제 석유공사는 2013년 이후 신규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자산매각 등의 자구 노력에도 영업이익은 1조222억원(8억41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우선 공사는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기존 6개 본부를 4개 본부로 줄이고 본사 5개 처ㆍ실을 감축하기로 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아부다비, 이라크에 있는 해외사무소 5곳도 철수시킨다.
이와 함께 본사와 해외 자회사 인력에 대한 단계적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651명을 줄인 데 이어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인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1258명을 추가 감축하기로 했다.
앞서 이달 시행 예정인 조직 개편을 앞두고 전 임원과 처ㆍ실장들은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직원의 총 연봉(기본연봉 및 초과근무수당 등)을 전년 대비 10% 반납하고 해외나 특수지 근무 수당도 30% 줄여 약 128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8년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매각 우선순위 조정을 통한 자산 구조조정에도 나선다. 울산혁신도시에 있는 본사 사옥(2000억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시설투자 업무지출을 10% 절감하고 불요불급한 사업비를 삭감해 2조1000억원을 확보, 자산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에는 지난달 2일 취임한 김정래 사장의 강한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간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김 사장은 현대그룹에서 주요 신규사업, 인수·합병(M&A), 구조조정 경험이 많아 임명 당시부터 취임 후 대대적 구조조정 및 사업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