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한국경제] ‘수출=경제버팀목’ 옛말… 저유가에 올해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

입력 2015-10-01 17:54수정 2015-10-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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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을 떠받치는 ‘효자’로 손꼽혔던 수출이 되려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9월 들어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9개월 연속 감소했다. 3분기 수출액만 보더라도 전년대비 9.4% 줄며 지난 2012년 이후 3년만에 연간 수출액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수출액은 397억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6%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한국 수출은 작년보다 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월간 수출액은 지난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 각각 줄며 감소폭을 키워오다 5월 들어서는 -11.0%로 뚝 떨어져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이후 6월 -2.6%, 7월 -3.4%로 다소 회복세를 나타내더니 8월에 -14.7%나 줄면서 감소폭이 다시 확대됐다. 9월에는 -8.3%로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올 들어 9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게 됐다.

특히 분기별로 보면 3분기 수출액은 1285억달러로 전년대비 9.4%가 줄어 2009년 3분기 수출액 감소폭(-17.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연간 실적으로 봤을 때 한국 수출이 역(逆) 성장을 한 것은1960년대 이후 4차례에 불과했다. 그 마저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흔들리던 1998년(-2.8%), 2001년(-12.7%), 2009년(-13.9%), 2012년(-1.3%)이었다.

올해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데에는 대외악재 영향이 컸다. 무엇보다 국제유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수출단가 하락이 지속된 것이 직격탄이 됐다.

두바이유의 경우 7월 배럴당 55.6달러에서 8월 47.8달러, 9월 45.8달러로 내리막을 걸으면서 1월만 하더라도 5.9% 감소에 그친 수출단가는 같은 기간 각각 -11.9%, -17.6%, -13.0%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세계교역 증가율 하락 등 경기적 요인까지 겹쳤다.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교역 증가율은 지난 2011년 19.6%, 2012년 1.0%, 2013년 2.1%, 2014년 0.3%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7월까지 12.0% 감소로 전환됐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이 여파가 신흥국 실물경제에까지 미칠 경우 신흥국에 대한 수출도 기대하기 어렵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한국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 악화 등의 구조적 요인도 풀어야 할 과제다.

문제는 이러한 부진 요인이 좀처럼 풀기 힘든 대외 악재라 장기적으로 한국 수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산업부는 “다음달 북미 블랙프라이데이, 유럽 박싱데이 등 주요 시장의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수출 규모가 늘어날 것” 이라며 “저유가 영향에 수출증감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하락에 세계교역 둔화 여파가 워낙 커 최근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부진했던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생각 만큼의 수출 호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원화 가치는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국 통화 가치도 함께 떨어져 수출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수출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가 반영돼 원화표시 수출액이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일평균 수출액도 6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비관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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