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에도 유럽서 명품 사재기하는 유커들…중국 명품시장은 찬바람 쌩쌩

입력 2015-09-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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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럽으로 직접 날아가 명품을 사재기 하는 중국인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중국 명품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암암리에 가격 인하를 하는 등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주식시장 하락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유럽까지 날아가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중국 본토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자에게 면세 수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블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는데, 8월에만 7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8월 위안화의 기록적인 평가 절하와 주가 폭락 등을 무색케 하는 수치다. 상반기 중국인 쇼핑객들은 유럽에서 평균 981유로를 지출했다. 이는 1년 전보다 7% 증가한 액수다.

프랑스 정부는 관광 비자 관련 규제 완화 덕분에 올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은 150만 명 안팎이었다. 올상반기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49% 증가했다.

이는 명품 브랜드 구찌를 거느린 케링이나 LVMH의 루이뷔통에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해서 늘어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과 경제 둔화가 중국인들의 해외 원정 쇼핑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인들이 유럽으로 직접 원정 쇼핑에 나서다보니 정작, 중국 현지 명품 매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 본토의 매출에 힘입어 급성장했으나 최근에는 미술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고객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고객은 줄어드는 가운데 계절과 유행까지 바뀌면서 재고가 점점 쌓이고 있다.

매출이 줄어든 결정적인 이유는 시진핑 정권의 부정 부패 척결 운동 탓이다. 당국이 비싼 선물을 주거나 부를 과시하는 행위에 패널티를 부과하다 보니 명품 업계에까지 영향이 미친 것이다.

이에 업계는 파격적인 할인 행사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스미스 스트리트 솔루션스에 따르면 일부 브랜드는 올해 들어 최대 50%를 할인해서 판매했다. 이는 지난 시즌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로, 30%의 일반적인 할인율을 웃도는 할인율이다. 구찌는 중국에서 최대 50%를 할인했고, 샤넬도 3월에 21% 할인했다. 프라다도 7월 말 10% 인하해 판매했다.

컨설팅업체인 스미스 스트리트 솔루션즈의 프랭클린 야오 리테일 부문 컨설턴트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 상황이 준비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의 행동 하나 하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명품 업계는 중국 본토의 시장의 부진을 유럽 시장에서의 호조로 메꾸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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