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형 목돈모으기 대표 금융상품인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이 부활한지 2년6개월여 만에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실질적 혜택이 크지 않다는 논란과 함께 인기가 하락했다는 지적을 동시에 잠재우게 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의 재형저축 규모는 총 4조7280억원이다. 한국SC, 한국씨티은행, 지방은행 등 규모(추산)를 합산하면 총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재형저축 규모의 성장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리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목돈을 만들만한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예·적금 금리 모두 1%대로 떨어지고 있고, 우대금리를 더해도 이에 못 미친다. 현재 재형저축은 은행별로 3%대 초반부터 4%대 초반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재형저축은 연소득 5000만원 이하라는 가입조건과 의무가입기간 충족시 이자이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 때문에 서민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가입자는 분기별로 1만~300만원내 자유롭게 저축이 가능하다. 다만 의무가입기간이 7년으로 길고, 중도 해지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 중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근소한 차이로 국민은행이 앞섰다. 국민은행 총 1조1022억원을 유치해 ‘소매금융 강자’의 입지를 굳혔고, 신한은행은 330억원 차이로 뒤를 이었다. 이어 우리은행(8897억원), 기업은행(7300억원), 농협은행(6627억원), 하나·외환은행(274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에서는 재형저축이 올 연말 일몰(폐지)을 앞두고 막바지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반등이 불투명해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가입 계좌가 줄고 있다는 지적에도 5조원을 넘어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A은행 관계자는 “재형저축의 가입 수 감소는 해당 고객의 수가 한계치에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이미 가입할 만한 사람들은 다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