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8분께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아미리 소재 SK하이닉스 신축공사 현장에서 질소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3명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곳은 공장 내부에 새로 짓는 건물(M14)로, SK하이닉스 측은 2분기부터 장비를 투입한 후 4분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근로자 7명은 M14 10층 옥상 공조시설 설치 작업을 수일전부터 진행해왔다. 이날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은 신설한 배기장치 시험 운전 후 배기덕트 안으로 들어가 단열재 설치 이상 유무를 확인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측은 “이천 본사 M14 공사현장 옥상층 스크러버(배기장치)의 시운전 후 점검 과정에서, 질소 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협력사 직원 3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안타깝게도 치료 중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인 김준호 사장은 사고 후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김 사장은 "사고로 협력사 직원 3명이 사망한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돼 더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서 유해물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8일에는 이천 SK하이닉스에서는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13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배관 등 시설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7월에는 D램 반도체 공정라인에서 가스 공급배관 이음새에 생긴 틈으로 이산화규소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명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사고 이후 새로 직원 70여명 규모의 기술안전실을 만드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며 "또 오래된 배기장치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등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망자까지 발생한 이번 사고로 SK하이닉스의 이같은 해명은 궁색한 변명에 그쳤다. 이날 작업자 서씨 등은 안전모와 안전화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마스크나 방독면 같은 호흡기 안전장구는 착용하지 않은 채 배기덕트 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측은 신축 공장 시공을 중단하고, 안전진단을 받은 후 대책을 마련해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