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은 2006∼2007년 성완종 전 회장이 배임증재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는 도중에 사외 이사진을 고위급 공직자 출신으로 물갈이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성 전 회장은 사외이사가 대거 교체된 시점을 전후해 두 번째 특별사면을 받았다. 경남기업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전직 장·차관 등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기 시작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김주식씨, 임좌순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성백영 전 경기대 교수 등 기존 사외이사 3명이 일신상의 사유로 중도 퇴임했다.
일각에서는 경남기업과 비슷한 규모의 중견 건설사에서 1년 만에 사외이사의 절반이 넘는 3명을 교체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이른바 '행담도 사건'에 연루돼 2006년 2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변호인을 바꿔 항소했다. 사외이사 물갈이는 2심 심리 도중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경남기업은 지난 2007년 임창열 전 재정경제원 장관과 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변호사, 교수 등 기존 사외이사보다 중량급 인사를 영입한 것이다.
또한 경남기업은 2007년 전체 사외이사 수를 4∼5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대신 연봉을 대폭 인상하기도 했다. 사외이사 1인당 평균급여를 2006년 2600만원에서 이듬해 4300만원으로 60% 이상 올렸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11월 2심에서 1심처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 그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경남기업은 이때부터 고위급 공직자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데 공을 들였다. 전직 행정자치부 장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건설교통부 차관보 등이 잇따라 영입됐다.
한편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도 2010∼2012년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