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규 박사 참여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
한국인 과학자 진현규<사진> 박사가 참여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기기에서 사용되는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 반도체에서 열 전달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은 재료분야 권위지로 꼽히는 ‘네이처 머터리얼스’에도 게재됐다. 진 박사는 논문의 제1저자로 참여했다.
기존에는 열과 소리를 전달하는 음향양자(포논)는 자성(磁性)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자성이 매우 강력할 경우 음향양자의 운동 방향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 기존 학설을 뒤집었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을 때 사용하는 7T(테슬라)급 전자석을 이용해 자기장을 가하자 자성이 없는 반도체(InSb; 인디움 안테모나이드) 내에서 열 전도가 12% 느려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강력한 자기장이 음향양자 간의 산란을 강화해 열 전달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반도체의 온도를 영하 263도 미만으로 낮춘 후, ‘튜닝포크’라는 새로운 ‘열전위차계 기법’으로 해당 현상을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이용해 다양한 파생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계에서는 자기장을 이용해 고체물질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제어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리 제어가 현실화될 경우 음향 산업, 소음 공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현규 박사는 “이전까지 자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음향양자를 자성을 이용해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면서 “음향양자가 열뿐 아니라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하는 만큼 자기장을 이용해 소리를 반사하거나 차단하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