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16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불리는 중남미 시장이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중남미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신흥시장 평균의 1.9배 수준인 1만 달러에 육박하고 중산층 비중이 40%를 웃돌고 있어 향후 고도성장이 예상되지만 중국이나 일본 기업에 비해 우리 기업의 진출이 뒤지고 있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경련의 조언이다.
전경련은 중남미 진출을 위한 첫 번째 전략으로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과의 협력을 통한 중남미 인프라 시장 진출을 제시했다.
전 세계 인프라 시장은 점차 융합화, 대형화되고 있어서 여러 국가와 기업이 협력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금력에서 밀리는 한국 기업은 중국, 일본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경련은 진단했다.
두 번째로는 서비스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남미 국가는 최근 무선통신 인프라 확충, 전자정부 등 국가 차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중남미 ICT 시장은 2017년까지 388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의 3250억 달러보다 큰 규모로, 우리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세 번째 전략으로 우리가 가진 전자상거래 시스템 운용 능력을 활용해 지구 정반대라는 물리적인 제약을 넘어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남미 지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3320만 달러로 한국의 2020만 달러보다 큰 규모다. 여기에 인구 과반수가 30세 미만이라는 점과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중남미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의 잠재성장력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전경련이 제시한 마지막 전략은 일본이나 중국 기업보다 뛰어난 현지화 능력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LG전자는 차별화된 애프터서비스와 중남미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를 활용한 마케팅, 뮤직 페스티벌 등으로 TV가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또 삼성전자는 현지 인력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중남미에서 자리를 잡았다.
전경련은 이와 아울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주요국가의 비농산물 양허관세율이 평균 25% 이상으로 매우 높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미 체결된 FTA의 조속한 발효가 필요하다”며 “정상외교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중남미 진출 전략을 정부와 기업이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