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부자,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 서두르는 이유는?

입력 2015-02-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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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을 재추진한다. 지난달 12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설이 돈 후 한달이 채 안된 시점에서 예상보다 빨리 재매각이 추진됐다.

현대차그룹은 5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주(43.39%) 가운데 502만2170주(13.39%)를 매각하기로 하고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분매각의 목적과 의도를 둘러싼 의혹에도 이들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시장 불확실성 해소와 공정거래법 규제 취지 부응차원이다.

내부적으로 현대글로비스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서둘러 해소하려면 지분 문제를 한시라도 빨리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 재추진의 목적이 공정거래법 및 시행령 개정 취지에 부합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2월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법은 계열사의 지분 30% 이상을 소유한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이 200억원 이상 일감 몰아주기 거래를 하면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대주주도 처벌된다. 당장 다음달부터 글로비스가 이 규정에 따라 규제를 받게 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블록딜 재추진한 것.

이번 매각이 성공하면 총수 일가 지분은 43.39%에서 29.99%로 낮아진다. 정 회장 부자의 지분율이 이처럼 낮아지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지배구조에서 핵심에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과세 부담이 줄어든다.

증권가에서는 블록딜이 성사되면 대주주 일가는 내년 연간 100억여원의 공정과세가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려면 순환고리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경영권에 위협받지 않을 만큼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혀왔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로 돼 있다.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 선결 과제인 만큼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지분교환설이 유력시 됐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측은 이번 블록딜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계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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