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줘…재산 하룻밤 새 1.5조원 증발왕젠린, 홍콩ㆍ선전 IPO 힘입어 1위 탈환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중국 최고 부호 타이틀을 내줬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 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출이 전망을 밑돈 것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일제히 알리바바 주식을 매도했다. 뉴욕증시에서 29일 알리바바 주가는 장중 11%까지 하락하다가 결국 8.8% 떨어진 89.81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마 회장의 재산도 하룻 새 14억 달러(약 1조5300억원) 증발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알리바바가 25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을 당시 중국 최대 부호에 등극했다. 그러나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리포트와 WSJ이 공동 집계한 결과 최근 알리바바 주가 급락에 이날 재산은 231억 달러로, 지난달 중순의 242억 달러에서 감소했다.
알리바바의 180일 매각제한(lock-up) 기간이 끝나는 오는 3월 중순에는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때 마 회장에게 1위를 내줬던 부동산 재벌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은 재산이 지난달의 234억 달러에서 281억 달러로 늘면서 최대 부자 자리를 탈환했다.
왕 회장은 지난달 홍콩증시에서 상업용 부동산 부문을, 이달에는 선전증시에서 영화사업부를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면서 재산이 급증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중국증시가 최근 호황인 것도 왕 회장의 재산을 불리는 데 기여했다. 최근 상장한 완다시네마라인은 지난 닷새간 주가가 77% 급등했다.
한편 중국 태양광업체 하너지그룹의 리허쥔 설립자 겸 회장은 지난 2년간 홍콩 상장 자회사 주가가 862%나 뛰면서 지난해 9월 208억 달러로 중국 3위 부자에 올랐다. 리 회장이 이후 최신 정보를 주지 않아 현재 정확한 재산상황을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3개월간 주가가 98.9% 뛰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리 회장은 왕젠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일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마 회장이 3위로 밀려났을 가능성도 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