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일 신년 인터뷰에서 “(최태원 SK 회장은) 충분히 처벌을 받았다”며 “이제 SK가 변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단체장 가운데 기업인 가석방을 공식 언급한 것은 박 회장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대기업 총수에 대해) 사법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때는 일절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이러고 저러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고, 그냥 편드는 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이해 대변을 잘못하다간 다수의 상공인이 인정받을 수 있는 걸 잘못 유도하는 결과가 될 수 있어, 그동안 마음은 아팠지만 참아왔다”며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최 회장 경우는 좀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SK가 아마도 이번에 (최 회장이) 나오면 가장 빠른 속도로 바뀔 것 같다. SK는 아이디어 업종, 첨단이 많다. 필사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 한 번 기회를 주는 걸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발언에 앞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기업인 가석방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미 여러 차례 청와대에 가석방 의견을 전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 기자들에게 “경제위기가 심각하다. 모든 힘을 동원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형을 살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데, 청와대에 (이런 뜻을) 전달할 생각도 있다”고 말해 최 부총리의 의견에 호응했다.
반면, 야당 일부에서는 기업인 가석방을 반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은 “경제살리기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은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것이고, 비리 기업인에는 더 엄격히 죄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