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뇌를 바꿔라]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고… 개미들, 울기만 할래?

입력 2015-01-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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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평균 수익률 -30% 주요종목 20개 중 단 2개만 올라… 외국인·기관은 절반 이상 수익

2014년도 증권시장은 ‘개미들의 무덤’이었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일부 ‘슈퍼 개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로 손해를 봤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주식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다는 일명 ‘머피의 법칙’이 올해 증시에서도 되풀이된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월 1일부터 12월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 내 투자 주체별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개인의 투자 수익률은 -30.89%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의 투자 수익률은 5.46%에 달했다. 기관의 경우 무려 22.55%의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정부의 배당활성화 등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시장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활동 계좌수가 2000만 개를 돌파하며 개인투자자가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이들의 수익률은 여전히 음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익 거둔 종목, 개인은 단 2곳…외국인ㆍ기관 절반 이상=개인투자자가 2014년 한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20개 중 수익이 난 것은 단 2개 종목에 불과했다. 호텔신라에 투자한 개인은 작년 연초 대비 31.73%의 수익을 거뒀으며 KCC의 경우 16.76%를 기록했다.

개인이 투자해 가장 손실이 컸던 종목은 현대미포조선이었다. 현대미포조선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59.78%를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50% 이상의 손실이 난 종목은 OCI(-58.48%)와 현대중공업(-51.95%)이었다. 이들 종목에 투자한 개인은 투자원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한 셈이다. 이 외에도 락앤락(-49.35%), 삼성중공업(-45.34%), 한화케미칼(-42.46%), SK이노베이션(-40.07%) 등의 종목이 연초 대비 주가가 폭락했다.

이와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해 투자한 종목들의 절반 이상에서 수익을 거뒀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순매수 상위 매수 종목 중 12개에서 수익을 거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수익을 거둔 종목은 대한항공이다. 이 종목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55.77%에 달했다. 이어 한전KPS(46.17%), LG디스플레이(37.28%), SK하이닉스(29.48%), 한국전력(28.06%) 등이 수익률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외국인이 가장 크게 손실을 입은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연초 대비 수익률이 -37.8%였다. 롯데쇼핑(-30.57%)과 하나금융지주(-26.65%), 포스코(-12.56%), KB금융(-11.01%) 등도 손실이 난 종목으로 조사됐다.

투자 주체 중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기관은 20개 종목 중 무려 15개 종목에서 수익을 거뒀다.

기관은 투자 종목 중 아모레퍼시픽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123.2%에 달했다. 이어 현대하이스코(68.76%), 현대산업(51.51%), SK C&C(50.37%), LG디스플레이(37.28%), 고려아연(28.93%)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개인, 코스닥에서 선전…기관 수익률 ‘최고’=개인은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외국인과 기관은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에서 낮은 수익을 거뒀으나 여전히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추정 평균가 대비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개인투자자는 8.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은 투자 종목 중 13개에서 손해를 봤으나 일부 높은 수익률을 거둔 종목이 있어 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이 코스닥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웹젠으로 평균가 대비 274.44%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선데이토즈(87.66%), SM엔터테인먼트(43.89%), 이오테크닉스(22.98%) 등이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솔루에타에서는 68.67%의 손실을 입었으며 서울반도체(-35.07%), 성광벤드(-33.72%), 사파이어테크놀로지(-32.71%) 등에서도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외국인은 작년 코스닥시장의 수익률이 0.64%에 불과했다. 손실을 입은 종목은 20개 중 7개에 그쳤으나 일부 종목의 손실폭이 컸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고영이다. 고영은 평균가 대비 상승률이 53.76%에 달했다. 이어 KH바텍(29.50%), 쎌바이오텍(27.60%), 메디톡스(27.19%) 등도 수익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루멘스에서 가장 큰 폭의 손실을 입었다. 루멘스의 평균가 대비 상승률은 -75.54%였다. 이어 파라다이스(-45.10%), 인터파크(-30.07%), 성우하이텍(-29.7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 이어 코스닥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 주체였다. 기관의 수익률은 14.07%에 달했다.

기관이 투자한 종목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종목은 게임빌로, 평균가 대비 94.08%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다음카카오(60.86%), 인바디(58.60%), 컴투스(44.96%) 등의 순이었다.

수익률이 가장 나빴던 종목은 씨젠으로 수익률은 -53.76%였다. 그 뒤를 GS홈쇼핑(-26.61%), 한글과컴퓨터(-24.66%), CJ E&M(-23.17%) 등이 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얻는 속도가 느리고 루머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개인이 주식에 투자할 경우엔 정보나 소문보다는 상장사의 경영 상태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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